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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여행

너무 추워서 목숨걸고 올라 갔던 태백산 해돋이

 정말 오래만에 블로그질 하는 것 같습니다. 회사일로 이런 저런 스트레스 받으며 일 하다 보니 잠깐 집에서 나를 돌아 볼 시간도 없었고 블로그에 글 적는 것은 더욱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일도 마무리가 되어 가고 해서 오늘 이 새벽에 시간을 내어 올해 초에 있었던 경험을 적어 봅니다.  작년에 태백산을 다녀 왔는데 학교 후배인 곤(공룡의 일종입니다. "고니"라고 부릅니다.)이 항상 가는 것을 따라 간 것입니다.

  항상 친구들과 바다를 가거나 정동진, 또는 서울에서 술한잔 하면서 보냈었는데 갑자기 태백산으로 가게 된 것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깐 2007년 12월 30일 인가요? 31일 이었나? 갑자기 고니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해돋이 보로 태백 가자...."  흐흠 해돋이라..   마침 아직 새해를 보낼 계획이 안잡혀서 여기 저기에 작업을 하고 있던 차에 고니가 연락 한 것입니다... 

태백이라? 흐흠 동네가 높으니깐 해 보는 곳이 있나 보구나! 라고 생각 했습니다. 그래서 간다고 했죠. 그렇게 태백을 가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았죠 그냥 태백이 아니라 태백 그것도 최정상을 간다는 것을 ㅠㅠ .. 그래서 전 싸구려 면장갑에, 얇은 면바지 입고 구두 신고 갔습니다. )

  첨엔 재미 있겠다 하면서 출발 한 것이 새벽의 엄청난 강추위와 무섭게 불어 되는 바람에 거의 좌절 했었습니다. 도착 하자 마자 잠깐 몸을 녹인다며 들어간 여관에는 먼저 학교 후배들이 와서 머물고 있었고 30분 정도 있다가 같이 출발 했습니다.

사람들 정말 많이 왔더 군요...  지방에서도 가득 가득 오고..  버스가 쉴세 없이 와서는 유턴 하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살짝 보이는 지요 ..  강한 바람에 눈인지 어름인지 바닥에 날리는 것들 말입니다....


분수가 정말 예술로 얼어 있습니다.  물결도 살아 있고 볼륨감이 있는 것이 겨울에 분수에서 물이 나오다가 그~ 상태 그대로 얼어 버린 것 같아 보입니다....  관리자가 있을텐데 일부로 만든걸까요?  저걸 보고는 몸도 오들오들 추웠는데 마음까지도 얼어 붙어 버렸습니다.... 


아이젠을 신발에 끼우고 있습니다. 여기 부터는 길이 꽁꽁 얼어서 아이젠 없이는 걸어 갈 수가 없습니다. 저 빼고는 모두들 여기를 한번이상 왔었기 때문에 완전 무장을 하고 왔더군요...  산 정상에서 맥주 한캔을 까겠다며 맥주도 들고 왔습니다. 저 배낭 빵빵한 거 보이나요? 정상에서 하고 싶은게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 하면 태백산에 잘 다녀 온 것 같지만, 그때 당시에 전 올라 가면서 얼마나 힘들고 추웠는지 포기 하고 내려 갈까? 이런 생각을 수십번도 더 하면서 올라 갔습니다. 고니한테 당했구나 라고 생각 했죠..  그렇게 올라 가면서도 눈이 내리니깐  또 기분이 좋아 지더군요 ^^; 그래서 한장 찍었는데 잘 안나왔습니다..


가도 가도 끝도 없고 힘도 드는데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얼마나 왔는지를 모르는게 더 힘이 들게 하였습니다.
항상 가지고 다니는 G300 PDA는 여기서도 도움을 주었습니다. 짜잔 ... 0.5km 만 가면 정상입니다.... 얼마 남지 않았군요..


와 드디어 도착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매우 추웠지만 산행을 하면서 땀도 조금 났었는데 정상에선 나무도 없고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었습니다. 땀때문에 더 추웠는데 정말 거짓말 안하고 지금 부터 나오년 몇장의 사진은 목슴 아니 적어도 손가락은 걸고 찍었습니다. 전 아주 얇은 면 장갑(손가락에 구멍도 있었습니다.)을 끼고 있었는데 잠깐 손을 꺼내면 손이 마비가 되는 듯 했습니다. 괜찮아 질려면 호주머니에 한 5~10분을 넣고 있어도 좋아 지지가 않더군요..  추워서 머리도 띵 하고..  휴....


참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정상에서 다른 산들을 바라보며.. 해가 떠 오르고 있습니다. 2008년 1월 1일 첫번째 떠 오르는 모습 입니다......  근데 해가 보이기 직전에 갑자기 안개가 짜악 깔리더니 막 떠 오르는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   해는 못 보고 기념 사진만 남기기로 했습니다.

완전 무장해서 따뜻해 보이는 고니와..  이제 온몸이 얼어서 표정도 굳어 있는 저 호야 입니다... 어색한 V 풀어진 눈동자...  불쌍해 보이는 목도리.. 칭칭...  아이들이 정상에서 먹겠다며 가져간 맥주?  쩝.  너무 추워서 그런 생각이 들지를 않습니다. 저렇게 매고 있는 가방을 손 꺼내기 싫어서 절대로 풀지도 않고 그~ 대로 등에 매고 있었습니다..  가방 안에서 아마 맥주 슬러쉬가 되고 있었을 것입니다..

정상에 있는 온도계가 영하 약 20도를  가르키고있습니다.  정상에는 바람도 아주 쎄게 불고 있었는데 체감온도는 영하 30~40도 아닐까 생각 됩니다..

안개 때문에 떠 오르는 해는 못 보고 .. ..  정상에 있던 사람들이 서둘러서 하산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2008년 1월 1일이 시작 됩니다. 날이 밝아 오고 있습니다. 숨겨졌던 태백산의 하얀 설경이 보입니다.. 
한결 기분도 좋아 졌습니다.

떠 오르는 모습은 보지 못해떤 해는 저기 있습니다. 대충.. 저기 저쪽에....

출발 했던 지점까지 내려 오니깐 떡국 먹기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너무 줄이 길어서 패스......
전 먹고 싶었는데 까칠한 고니가 그냥 가자고 합니다...

헐...   여긴 영하 12도 쿠나...    그래도 정상 다녀온 사람인데..   아래동네가 출발 할때와 다르게 너무 따듯했습니다...

  와 정말 배고팠습니다.  김치찌게와 제육볶음 입니다. 태백터미널 앞에 있는 식당인데 고니가 자주 이용 하는 곳 같았습니다. 음식을 잘 해주셔서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태백산 등산도 했고 이제 돌아 가야 하나? 이렇게 멀리 까지 왔는데 그냥 가면 되나요?   그렇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하이원 스키장으로 고고싱~~~

  와아 정말 넓쿠나~~~~   이런 별천지 스키장이 있따니..  그때 처음 가봤습니다...  1월 1일 다들 어딜 갔는지 모르지만 사람들도 생각 보다 없습니다. 탈만 했습니다.  오후/야간  무지 오래 타고 지쳐버렸습니다...

이때가 오후10시 30분 인가? 집으로 돌아 가기 위해 다시 태박 시외버스 터미널로 왔습니다. 아까 먹었던 제육볶음에 김치찌게를 먹고 오후11시 30분 버스로 서울로 출발....   서울에 새벽 2시쯤에 도착..  냉큼 잠실로 가서 버스타고 집에 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정상 출근 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끌려간 태백.. 아니 태백산.. 어째든 재미있는 새해 첫날을 보냈던거 같습니다.   

그때 너무 재미 있게 놀아서 올해도 태백산을 갈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운동화에 따뜻한 양말 신고.. 따뜻한 스키장갑끼고 갈려고 합니다. ^^*